어떤 삶의 이야기라고 할까?

19) 하품하며 잠간 쉬어가는 고개-

단해 2013. 7. 4. 07:06

요즘 마른장마철에 날도 덥고 습도도 많아, 짜증나 기분도 그렇는데

흘러가버린 시시걸렁한 옛이야기로 시간 땜이나 어디한번해보자! 

 

구름이 끼여 비오는 것도 품격있는바 그러니 남여(男女)의

운우지락(雲雨之樂)에도, 도(道)가 있기 마련이지!

상대(相對)여인이 한(恨)을 품으면 그 저주가 마른 하늘에

서리가 끼고 번개불마저 뻔적거린다는데-

내가 자라던 어린시절 동네 어른들이 가끔 모여 옛날 이야기를 서로할 때 모든 정보가 깜깜한 그시절

그런 잡다한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가 있었던지 알아 듯는 말도 있었고 알아 듣지 못한 말도 있었지만,

그 구수한 재치있는 입담이 지금도 은은히 귀를 간지럽게 해줘 어린날 그 시절 추억이 그립다.

 

이, 이야긴 사람도 적고 동네도 몇 십리를 가서 한 두가구가 있을 똥 말똥 하던 그런 시절이었는데!

당시 최고로 넓은 길이래야 달구지가 겨우지날 정로로 좁은 길이지만 지금의 고속도로보다도 큰길이며,

누구나 다 신작로라고 부르던 그런 때 이었다.

이동네 저 산골을 떠돌며  방물(지금말로하면 여러가지 생활소품과 여인네의 악세사리 잡품들) 행상

하던 양서방이란 자가, 날은 저물어 캄캄해 더 이상 갈곳이 막막할 때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허름한 집한체를 발견하여 여사여사한 사정을 말씀드리고 하룻밤 재워줄 것을 청하니 맘 좋은 그 집 주인장은 

양서방의 딱한 행색을 한번 훌터보더니 떠돌이 행상인 걸 알고 쾌히 승낙해주었다.

 

그 시절은 대게가 다 잘못살았지만 인심은 지금처름 야박하지 않아 모르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 사람말을 믿어주며 남 사정을 배려하는 따듯한 인간성과 훈훈한 인정들이 사람사는 곳엔 지금의 각박한 민심과는

달리 이웃 곳곳에 선량하고 좋은 사람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러니 당시 나그네들이 밥도 얻어먹고 잠도 공짜로 자면서 (떠돌이) 행상을 이리저리 할 수있었겠지!

 

양서방은 주인장이 쓰는 방한칸과 붙어 있는 골방인데 흐드레 물품을 넣는 창고같이 쓰는 방이지만

이집 형편이 그게 전부이니 그기서 하룻밤을 묵게 해주었다.

행상과 주인은 서로 인사를 치룬 뒤 양서방은 장사에 지친 피곤한 몸을 자리에 누어 뻗어니 언제나 아무곳에서 자는 곳이 제집이라, 편안함에 하루의 피로가 몰려와 막 스르르 잠이 들락 날락하는데 창호지 문틈사이의 주인 방에서- 묘한 소리가 귀를 자극하니 자기도 이미 잘알고 있는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인 것 같아 정신이 퍼뜩들어 잠은 간데 없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귀는 쫑긋해 저 눈은 말뚱말뚱??? 

그 질, 퍼턱 한, 흙밟는 묘한 소리가 점점 환성을 지르듯하여 신경이 곤두서 잠못이루고 뒤척거리다가~!

양서방은 헛기침을 한두번하고 선, 시침을 딱때고 아니 이 밤중에 지금하시는 일이 무슨일이오? 하고 물은 적, 주인이 가뿐숨을 몰아쉬며 응답하되, 짐작하시겠지만, 지금 집사람과 더불어 잠깐 회롱하는 것이요!!!

 

다시 양서방이 목소리를 나즉히 가다듬고 아직 주인장께서는 잘모르시는 것같은데 기왕하시는 공사라면,

운우(雲雨)에도 품격이 두가지 가 있잖소!

그 하나는 깊이 꼿아 오래오래 회롱하여 여인으로 하여금

뼈를 녹게 하는 것이 상품이요~.

또 격동하는 듯하며 소리만 요란하고 번갯불에 콩꾸어 먹듯하여

잠간 동안에 별 볼일 없이 방설(사정)하는 게 하품이지요~

기왕할바에야 운우지락(雲雨之樂)도 상품과 하품을 잘구별하셔서 숨넘어 가도록 즐겨셔야 합니다.

 

이 분명한 한마디는 주인 여자의 귀에 천둥처름 울린바 되어 여인은 한꽤를 순간내고 눈을 살며시 감어

졸리는 듯 꿈꾸는 듯 하다가,  일부러 몽마(夢魔)에서 깨어 난 듯, 배위의 지아비를 발길로 걷어차며

[여보][여보]큰일 났소!

지금 내가 막 꿈을 꾸었는데 우리 조밭에 산돼지때가 들어 와 조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요,

밭이 다 망가지면 금년 양식은 무엇으로 충당한단 말이오. 어서 가서 돼지를 쫓고 오시오~

다급히 딱치는  그 소리에 놀란 지아비가 하던 짖을 황급히멈추고 허둥지둥 조밭으로 뛰어 나가자!

 

여주인이 골방 양씨에게 은근히 소골객(逍骨客)어찌 그냥두고 보기만 하리오!

어디 그 뼈한번만 콱콱찔러 녹혀주시구려! 하고 양서방을 유혹하며 추파를 던진다.

양서방인들 객고를 못푼지도 오래되었고 어찌 사내 대장부가 여인이 차려주는 진짓상을 보며,

또 간곡한 청을 마다할 수 있으랴! (逍骨客/왜 그 것이 뼈처름 딱딱하고 거칠은 나그네)

 

양서방이 슬금슬금 여인 곁으로 닦아와 고양이가 쥐를 잡아 먹기 전에 산놈의 쥐를 가지고 이리저리

가지고 놀며 가볍게 온몸을 햘타가, 지근지근 물고빨고 입김으로 살살 전신을 녹여가며 회롱하다

끝에가 결국은 꼴까닥 잡아 먹듯시~ 

여인의 귓전에 은은한 육두문자를 소곤소곤 중얼거리며 입술과 손발로 갖은 전회를 다하고 서서히

여인의 배위를 짖누르자 강열한 애무(愛舞)에 이미 혼미한 정신으로 그녀는 초죽음이 되어있.

 

지금까지 지 서방이란 자는 내맘과 내 기분은 아랑곳 하지 않고 지 생각이 날때만 급히 아랫도리를 배껴,

다짜고짜 불쑥 집어 넣고 처들어와 혼자만 씩씩거리다가 달랑 나짜빠저 뒤돌아 눕고 코만 곯아왔는데-

전연 지 서방에선 찾아 볼 수 없었던 다정다감하고 억센 힘으로 짜릿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운 세상, 황홀경에 빠저 즐거운 신음을 참다못해 심장이 터저 미처 날뛰고 싶어진다.

 

아니나 다를까, 여인이 바라던  것처름 큼직하고 무쇠같이 "뼈" 같은 딱딱한 물건을 깊숙히 찔러넣어

그기가 꽉차, 마치 맛좋은 음식을 한입에 가득채운 것처름, 찢어 질뜻한 고통과 즐거움이 동시에 오는

그런 배부르고 나른한 포만감에 짜릿짜릿한 전율을 간질간질하게 온몸으로 느끼며 빨려들어 갈때~

강물에 노 저어 가듯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열하게 궁뎅이를

떡매치듯 내려 꼽기도 하고 마치 유연한 뱀처름 허리를 흔들흔들하며

불(火) 같은 열기(熱氣)로 서서히 뼈를 녹혀주니!

여인은 천당과 지옥을 오락가락하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덩달아 교태를

함께 부리며 터저 나오는 입과 몸의 탄성은 발광하듯 몸부림처지지만,

누가 들을세라, 소리도 한번 지르지도 못하고 입꼭다물어 참자니 가슴이 터질 듯 숨이 막혀 깜밖깜밖

기절할 지경으로 흡족하여 몽유병자가 따로 없다. 

이미 두개 골이 빠저나가고 온몸의 뼈조각이 나사가 다풀려 정신이

혼미해, 자신이 미지의 세계로 구름위에 붕붕떠서 어디론가 날라다니는 듯한 착각은 마치 넋나간 것처름 깜죽어 내가 누군지도 몰라, 몰라! 

긴 사랑의 행위 뒤에도 흠뻑젖은 몸으로 뼈가 으스러지도록 껴안아주며 코를 가슴에 밖고 가푼숨소리를

같이 느끼게 해주니 얼마나 후희(後戱)의 그 여운이 따뜻하고 포근한지 이젠 여한이 없을 듯,~~~

과연 남여간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팔벼개를 하고 땀내음을 서로 맡으니 세상의 행복과 낙원이 따로 없도다. 

여인은 넋이 뿅하이 빠저 "세상에 이런일이"

아, 남여가 하나된 정열적인 사랑은 과연 이런 천국도 있었구나!

늘 불감증에서 고통만 받아오다가 절정의 환희와 행복을 느낀,

여인은 순간 내 모든 걸 다 받처 이 한남자만을 위해 사랑하리!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마음이 불길처름 타오른다.

옛말에 하로밤을 자고 가도 만리장성을 쌓는다고 하였다.

여인은 양서방한데 단밖에 반해버려 일을 치루고 난 다음 바로 그자리에서 가재도구까지 들추어 싸서 

양서방함께 그 집과 남편으로부터 드디어 도망처 어느만큼 멀리 왔던바,

양서방이 부랄에 요롱소리가 나고 가랭이가 찢어지도록 도망가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유부녀를 훔처서 도망가는 것도 유만부동이지 그기에다 가재까지 훔처서 같이 달아나다니!

이는 만일 잡힌다면 목이 땡깡 날아갈 후환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들자 갑자기 겁이 덜컥났다.

 

여인을 때어 놓을 궁리로 여인에게 가만히 속삭이되 우리 둘이 서로 도망할 때 중간에서

밥지을 솥과 남비가 없으니 임자가 가서 한번더 수고롭지만 가저와 봐요,

내 여기서 임자 올때까지 망부석이되어 기다리이다.

 

눈에 아무것도 뵈이는 게 없게 된 여인은 그 말을 믿고 시키는대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

화로며 솥을 이고 도망처 나오다가 그마, 재수없게 그 본서방을 딱 만나자!

서방이 의하한 눈으로 의심하며 어찌된 일이냐고 묻는데?

꾀가 많고 재치있는 여인이 서방에게 아,그 못된 양서방 놈이 내가 깊이 잠든 틈에

우리 세간 살이를 전부 다 가지고 도망가지 않았겠소!

그래 내가 점장이에게 점을 처 봤더니 점쾌에 양서방이 (금속인) 이어서 쇠로 만든 물건을 갖고 쫓으면

가히 붙잡을 것이라 하기에 이렇게 뒤를 쫓으려는 중이요 하자 ~

미련 곰탱이 같은 서방이란 작자는 크게 놀라, 어찌 나하고 함께 쫓지 않고 혼자서만 쫓았소? 

이에 솥을 걸머쥐고 같이 뒤를 밟으니 여인은 더욱 겁이 나서 양서방이 없는 길로 찾아가다가!

 

그 뼈를 멋지게 녹여주는 꿈이 산산 파토가 나 애간장이 타서,

방성대곡을 하며, 하필 그때 나타난 서방놈을 원망하는 차가운

눈빛은 이를 뿌드득 아대며 저주하는 맘으로 변하니~ 

마른 하늘에 서리가 끼이고 번갯불이 뻔적뻔적 치드라나!ㅎ,ㅎ,

(옛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옛이야길 뿐, 의미를 두지 마셔요)^^

 

남여가 결합하면 지금까지 없었던 세로운 세계가 하나 더,

만들어지지만, 뜨거운 정열만으로 결합한다면 정열은 불빛이라

순식간에 사라지고 "결혼" 만큼 오래가지를 않는다.     

  

 

-남경-

201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