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삶의 이야기라고 할까?

너무나 짧고 허무한 삶이라 애달프다.

단해 2013. 9. 5. 17:15

미물인 매미가 온전하게 그 짧은 일생을 마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안타까운 (울보) 생명체인 그것 들의 삶을 한번 조명해보자!

 

요즘 왠지 아침 잠결이 좀 조용하다 생각해보니 문득 그렇게 울부짖던 매미소리가 감감하다. 

시끄럽고 귀찮턴 소리가 늘 들리다가 들리지 않으니 왠지 허전한 맘이 들기도 하는데~

모기 입이 삐뚫어진다는 처서가 지나서 그런가?

어느듯 그 찜통 더위도 앞서오는 가을 선들바람에 서서히 밀려 꼬리를 감추고 사라저 간다.

 

우리 인간이 매미를 볼 때 매미의 잛은 수명때문에 덧없는 삶 또는 매미팔자라해서

게으름의 상징처름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매미의 삶을 더듬어보면 더 이상 극적인 삶이 아닐 수 없다.

 

매미의 알은 나무줄기 속 등에 있다가 이듬해 6 ~7월에 부화해서 유충으로 삶을 시작해

스스로 땅에 떨어저 흙속으로 들어가 5 ~7년간 변태를 거듭해가며 굼벵이가 되어

땅속에서 만, 지나고 북미의 어떤 매미는 17여년간 땅속에서 지내기도 한다고 한다.

긴~ 땅속 생활을 보낸 굼벵이는 땅을 뚫고 나와 나무줄기에 매달려 허물을 벗고,

드디어 새로운 삶을 창조하기 위해 우화(羽化)하고 그 자리에 껍질(선퇴-蟬退)을 남긴다.

 

축축하고 암흑천지인 더러운 땅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생명을 위협하는 많은 천적들을

지혜롭게 피해가며~

우화(羽化)의 꿈으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불굴의 의지(意志)로 끈질기게 생명을 지켜가며

힘들고 기니긴 그 긴, 세월동안 인고(忍苦) 끝에 살아 남아! 

매미가 되어 불과 7 ~20일 정도 나무 진을 빨아 먹으며 살다가 교미를 한 뒤 일생을 마친다.

한마리의 매미가 되어 온전하게 일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그 삶을 볼때 정말 너무 힘든 일이다.

 

그것은 유충의 95% 이상이 땅으로 떨어지는 과정에 두더지 개미 등에게 먹히어 사라지고 

살아 남아 있는 것 중, 성충이 되어서도 절반이 넘게 새나 거미 등에게 잡아 먹이고 만다.

또한 살아 남은 것 중, 성충이 되어 짝을 만날 확율은,

50%미만이고 매미가 요란하게 울어되는 것은 짝을 찾기 위함이다.

수컷의 절반 이상은 암컷을 만나 보지도 못하고 순수 총각으로서

동정을 본의 아니게 지키다가 불행하게도 일생을 마감한다.

도시의 매미가 밤에도 우는 것은 밝은 불비때문에 낮으로 착각하기 때문인 것같다.

올 여름은 유난히 찌는 듯한 폭염과 함께 매미 울음소리도 극성이었다.

그러나 여름의 끝자락이 밟힐즈음인 지금은 숲속에서나 도시의 나무들 속엔~

매미들의 장례식이 (슬퍼서 같이 울어주거나 보아주는 동료하나 없이) 낙옆처름 우수수 치러진다. 

교미를 끝낸 수컷은 나무줄기에 매달릴 힘이 없어 땅으로 떨어지고

암컷은 알을 낳고 기진해서 땅으로 떨어저 최후의 짧은 일생을 맞는다.

하늘도 더높은 9월의 선들선들 차가워저 가는 가을 바람은 매미때의 죽음을 위로하는 장송곡인가 싶다만,

 

매미의 5德을 잊지말라고 조선의 임금님 머리엔 매미가 앉자 있었다.

옛말에 매미의 5덕은 문(文) 청(淸) 염(廉) 검(檢) 신(信)이 란다.

 

입이 두줄로 뻗은 것은 선비의 늘어진 갓끈을 상징하니 "학문"을 뜻하며

평생을 깨끗한 수액만을 먹고 살기에 "맑음"이 있다.

사람이 가꾸어 놓은 곡식과 채소를 해치지 않음으로 "염치"가 있으며-

집을 짓지 않음으로 "검소함" 이 있고,

겨울이 오기전 때 맞추어 죽을 줄아니 "신의"가 있다고 하였다.

 

매미의 생리생태를 속속들이 알아 소쇄(瀟灑)한 귀공자 풍모로 여기니 적잖이 놀랍다.

아무렴 "사랑한다면 보인다" 고 했지!

매미는 임금님 머리 위에도 앉아 봤다.

조선시대 임금님이 정사를 볼 때쓴 관모(冠帽)를 익선관(翼善冠 혹은 익선관翼蟬冠)이라 한다.

매미 날개모양 작은 뿔들이 위로 불숙 솟앗기에 날개 익(翼)과 매미 선(蟬)을 썼다.

그 모자에 매미의 날개가 없으면 서리, 옆으로 나면 문무백관이다,

임금님과 왕자의 의관은 곤두섰으니 이는 늘 매미의 오덕을 잊지말라는 뜻이다.

 

애쓰서 매미의 애간장 다 타들어가는 그 간곡한 울음소리가 지금은 들을 수 없지만,

그렇게 힘들게도 잛게 살면서 희망을 잃지않고 끝까지 우화(羽化)해보려는 미물의 삶을 볼 때!

우리 삶이 고달프고 힘들다, 불평하고 한탄하면서 내가 살아가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다. 

사람은 매미들이 울부짖는 그 짧은 생애와 삶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

           한 여름 매미의 울부짖음은 기적에 가까운 그들의

삶을 완성하기 위한 그들만의 절규이리라!

맴~ 맴~ 맴, 다음 세상이 있다면 다시는 

이런 삶을 살게끔 하지말아주소서 맴~ 맴...

 

 

                   

(조선조 익선관翼蟬冠)

 

-남경- 

2013.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