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내가 이런때까지 언제나 그 웬수를 왜 생각하다니 ~ ~ !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 카드만 저 할망구를 두고 하는 말인 갑제,
그라잉케 사람 괄시는 절대 하는게 아이데이 ~ ~ ~
순이의 환갑잔치는 분위기가 무럭익어 갔다
대형식당을 전세내어 잔치를 치루게 되었는데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손자들까지
대가족과 함께 축하해주기위해 모인 여러분야의 친지들과 더불어 화기애애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듯 순인 환갑을 마지하게 되었고 순이와 수갑이 사이에서 난, 한알의
알곡들이 잘 썩어서 흐른 세월 따라 벌서 18명의 대 식구로 번성하였고
순이의 직계 자식들 4명에서 며느리와 사위, 손자손녀들이 더하여 불어난
결실이다.
순이의 상차림은 일반석보다는 약간 높게 자리를 만들었고 음식상은
순이로서는 평생 듣도 보도 못한 각종의 음식이 다양한 색갈과 모양으로
눈과 코와 입을 유혹하고 구미 당기는 향과 냄새로 순일 현혹시키고있는데
마지막 예를(禮) 국상이의 장남이 술한잔 할머님께 올리는 것으로 형식은 마치며
주빈과 래빈이 다함께 식사하고 옆사람과 앞사람과 대화를 해가면서
때론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하며 잘 차려진 음식을 먹기에 집중하는
만당한 사람들을 순인 내려다보면서 나를 위해 오신 분들이 즐거워하고
맛있게 음식들을 들고 계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마음과 함께
오신 손님에 대해 고맙고 감사한 생각에 한사람이라도 소흘함이 있는가
싶어서 여기저기로 시선을 옮겨보는데 나름데로 다들 기분 좋아하는
표정들을 읽을수가 있었고
그러나 정작 주빈의 자리는 덩거라니 홀로 앉아
이 많은 사람들이 자기네들끼리 아는 사람들과 앉아서 웅성거리는
왁짝찌끌한 잔치분위기이나 계군일학(鷄群一鶴)이라고 햇던가?
(계군일학 : 많은 닭들 속에 한마리의 학이 있으니 외롭고 고독하다는 의미)
순인 이 많은 사람속에서 홀로 외톨이가 된것 처름 어쩐지 참담한 생각에
눈시월이 떠거워지지만 억지로 참고 내옆자리엔 누군가가 있어야하는데-!
정작 있어야할 남편 수갑씨는 지금 이시간 어느 곳에서 어떤 여자를 끼고
무슨 짓을 하고있을까?
생각은 시간과 공간을 지 마음되로 뛰어 넘어 수갑씨가 있는 곳을 찾아 날아가고
순인 순간적으로 깊은 사색에 빠저서 허공을 해매이고 있는데 ~
갑짜기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소리가 요란하다.
깜짝 놀란 순이는 아이고 내가 잠간 미쳤나봐!
또, 내가 이런때까지 언제나 그 웬수를 왜 생각하다니 ~ ~ !
초청가수와 국악인들이 나와 한껏 흥을 돋구어 노래하고 춤추니 좌중은
단번에 분위기가 바뀌어 어떤이는 노래를 합창하고 또 어떤이는 일어나
춤을 추고 손벽을 치가며 신나는 한마당 놀이터가 끝이나자
국상이가 엄말 즐겁게 해줄 요량으로 비밀리에 엄마가 평소 좋아햇던
각설이를, - 각설이타령을 전문적으로 하는 광대패를 출연시켜
엄마 앞에서 그 구성진 목소리와 아울어진 액션으로 각설이의
멋 진 몸장단과 능란한 가윗 장단에 좌중은 열띤 분위기로 더욱 돌변하는데
막 바지에 각설이가 눈물범벅이되어 애간장이 다 타덜어가는 애절한
목소리로 각설이가 된 자신의 신세타령을 한을 품고 읊퍼데니 좌중의 분위기는
일시에 찬물을 끼언전듯 조용해지고 금방 눈에 눈물을 글성거리는 사람 심지어
소리내어 훌적거리는 사람 각각의 사람은 각설이가 토해내는 타령에 동화되어
감정반응은 각양각색을 이루고
순이 귓가를 맴도는 각설이의 한은 순이 한과 어울려 언제나 홀로 고독하였고
힘들었던 순이의 옛생각에 눈물지우며 각설이타령속의 주인공 신세나 자신의
신세나 살아온 길이 별다를 바가 없으니 순간적인 공감은 순이가 각설이타령의
주인공이 되어 슬픈 자신의 운명을 노래하며 좋은 환갑날 웃음을 대신하여
그 한은 소리아닌 눈물로 변하여 참았던 눈물이 목놓아 울수 밖엔 ~ ~ ~ !
장내가 갑짜기 무거워지자 분위기를 반전 시키기위해 각설이는 신나는
노래자랑시간을 만들어 국상이의 가족을 비롯하여 래빈들에게 노래자랑을
경연시키고 자기들의 특기인 엿가위를 찰싹거리며 흥을 돋구어가고
분위기를 고조시켜서 래빈들에게 장난 삼아 파는 엿이 잘 팔려
가외 장사 수입이 짭짤하다.
이웃, 순이 또래의 할망구들이 모여 앉아 어제 있었던 순이의 환갑잔치를
화제에 올려 놓고 아이고 저 - 할망구는 지지리도 못살고 고생고생하고
살아온 할망구가, 그래 영감도 없시 자식들을 잘키워서 늦게 늦복이 터젔는강
많사람 불러 놓고 저런 호사와 영화를 다보제이,
아이고 참 부러워 배가 다 아프네, 난 언제 저렇게 ~ ~ ~ !
참, 세상살이 기도 안찬데이 -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 카드만 저 할망구를 두고 하는 말인 갑제,
그라잉케 사람 괄시는 절대 하는게 아이데이 ~ ~ ~
우리 쌕끼들은 저 아, - 들보다도 더 좋은 대학나오고 더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하건만 내사마 저집 새끼들 하는 짖이 부러워 그마 딱 죽고 싶다아이가,
다른 할망구가 말을 받아 하모 그렇치 -
난들 남의 굿이나 보고 떡이나 얻어 먹어야 할, 팔잔지 더러워서
나도 내신세가 참 기도 않차서 똥이 다 안나온데이,
아이고 어쩌면 좋노 내 색끼들을 ~ ~ ~ !
어느집에서던 그집의 길사나 흉사를 보면 그 식구들이 얼마나 세상을
잘살아 온가를 가름할수 있다고 하건만 국상이는 사회적으로도
처신을 잘하여 사업과 연관된 곳의 사람이나 친구들이나 친지들에게
많은 신용을 받고 있는 것은 돈주고도 살수 없는 훌륭한 처세적 가치이고
어머님께 다, - 효도하고 형재자매간에도 남다른 우애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가정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한 좋은 모범이 되었다.
국상이네는 엄마 환갑잔치의 경비결산은 들어온 축의금으로
그날 지출을 다,- 충당하고도 남음이 있음은 지금의 순이가(家)를
사람들이 그만큼 인정해주는 하나의 표상으로서 밥먹듯 고생하며
살아온 보람이 아니겠는가?
국상이는 엄마가 환갑잔치 이후에 어쩐지 마음을 편히 가지고 있지 못하는
기색이 역역하여 엄마의 기분전환을 위해 엄마친구(계꾼)들이 여행하는
효도관광을 같이 다녀 오시게 하며 국내의 온천여행과 연계하여
동남아 여행을 6박7일을 하고 돌아오는 케이스이었다.
연, 이틀간을 계속 주무시다가 깨셧다하며 사이사이 가벼운 식사를
잠깐 하시고 또 주무시고 -
순인 평생 처음 국내외의 장기간 여행을 해본터라 지치고 지처서
이젠 어느 정도 휴식기간이 꼭지가 차셧는지 모처름 가족이 다모여 저녁을
마치고 엄마가 여행 보따리를 푸시는데
야야, 그 뭐 한계령이라카던가 그 고개에서 산 밑과 산위를 처다보니
우째 그렇게 단풍이 곱게 잘, - 물들었던지 참 장관이더라,
나만 혼자보기 아까워서 너거들 생각이 마 - 나는기라
그라고 무슨 온천이라 카던데 물도 너무 뜨겁고 탕안에는
마음데로 못 덜어 갔지만 물은 미끌미끌하이 참 좋트라
세수한 얼굴이 뽀송송하고 보들보들하이 온천물이 피부엔 좋은 갑제 ~
왔다 갔다 하는 뻐스 안에서 할망탕구들이 노래하고 막춤추는데
야,- 멀리 관광갈것 없고, 마 - 차안에서 관광 다 햇뿌릿데이 -
할망구들이 궁디를 실룩거리고 몸을 비틀고 돼지 목따는 소리로
노래 지 맘되로 장단 지 맘되로 노래랑 장단이나 따로 따로 노는 것도
볼만한데, - 언제 배웠는지는 몰라도 다들 놀기는 참, 잘놀더만
내사마 촌닭이되서 - 같이 놀아보자케도 놀줄을 알아야제- 그마,
잠깐 어둡고 우울한 얼굴 빛이 순이 얼굴을 스처가고
엄만 강원도 쪽 국내관광을 흥이나서 이야기 들려주시며
야야, 내사마 그 쇗덩거리(비행기) 타는데 겁이나서 오금이 다 저리는데
그 할망구들은 마이 타봤다고 겁도 안나는지 뚜꺼비 파리 잡아 먹은 것 처름
시침을 딱 때고 내, 겁주는 것도 아이고 그냥 늠늠하이 앉아있더래이
내사마 처음타보는 비행기가 무서운데 어떻게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던지
마, 바늘방석에 앉아있는것 같애 비행기 안에선 하나도 안편터라,
그마 기계소리가 시끄럽게나면서 공중에 뿡 ~ 떨때는 눈앞이 아찔하고
하늘 향해 올라갈땐 귀가 아프고 먹먹한데 니가 말한 생각이 퍼떡나서
두손으로 양귀 구멍을 꽉 막고 한참 있으니 마, 살 ~ 갢찮아 지는것 같은데
하늘 높이 올라가니 비행기가 가는지 않가는지 모르게 그땐 참 편하게
가만이 공중에 떠있는것 같더라
창밖으로 내다보니 세상에 내가 구름위에 둥둥 떠 있는것이 참 신기하드레이
구름이 쫙 펼처저 있는 것이 무슨 좋은 멍석을 깔아 둔것 같애서 밖으로 나가서
그마 구름 위에서 딩굴고 싶드레이 - 나참 희안한 광경을 다안봤나 -
그라고 비행기 안에서 먹는걸 자꾸 주던데 내사마 아무것도 입에
맞는 것도 없고 쏙이 울렁거리싸서 먹지도 잘못하겠드라만
그 할망구들은 우째 그래 입에 꾸역꾸역 주는데로 잘 집어 처넣는지
난 알다가도 모르겠드레이 -
엄만 평생 처음타본 비행기 이야길 호기심 번뜩 느낀바를 말씀해주시며
지금 여기는 쌀쌀하이 정신나기 딱 좋을만한 가을 날씬데
그기는 어떻게 우리 한여름보다도 더 더운지 마, 사람이 숨이 떡떡막혀서
살수가 없드레이 -
차타고 여관엘 먼저 가는 모양인데 가는 길마다 뭐, 그 나라
임금님하고 왕비라나 왠 사진을 곳곳에 많이 걸어두었는지 모르겟드레이,
태국에 입국하여 호텔로 가시며 보신광경을 말씀하시는 듯
여관(호텔)에서 아침밥 먹는데 뭐 바다가제라카던가 하는것 하고
여러해물종류가 다 나오더만 내사마 내입엘 잘 맞지 않아
우리 된장국이나 콩나물국밥보다도 못하드라만
그 할망구들은 처음보는 음식이 많타고 우째그래 잘먹는지
참,- 부럽드라 나도 저래 한번 먹어 봤으면 싶다만 도통 입에서나 쏙에서
받아주야 먹어보지 남들 잘먹는것 구경하면서 그저 침이나 쌩켰다아이가,
엄만 아마 호텔에서 있었던 여러일들을 말해주고 싶은듯 하시고
무슨 파, - 뭐라카는 (파타야) 바다간데 바단 아주 푸르고 물도 맑고
뭐, 산호인가 - 하는게 많이 나온다카고 바단 좋튼데
세상에 바다에서 뭐, 수영인가하는 여자들은 보기 참 민망하드레이 -
옷을 걸첬는지 홀딱 벗은 넣지 - 알다가도 모르겟다아이가
흰여자 검은여자 우리닮은 사람들 할것 없시 젖티(유방)라카는 젖티는
다내어 놓고 사르마다(비키니팬티)가 아랫도리를 보라카고 다 내놓아
홀딱 벗고 그래가지고 혜염친다고 가랭이를 쩍쩍 벌리고 있는것을 보니까
내사 마,- 남세(부끄러워)서러워 내가 다, 죽겠다아이가,
자꾸 누가 고런 묘한데만 처다보는 것 같애서 얼굴이 다 화끈거리드라,
그래도 신기하게 구경할것은 참 많트레이
뭐 악어농장인가 하는데서는 악어가 입을 쩍 벌리고 있는데
사람이 대가리(머리)를 막처넣는데 보는 사람이 다 간이 콩알만 안해지나
저 악어가 잘못하다가 사람대가리를 꽉 깨문다면
저 대갈통이 박살이 날탠데 아이고 우째 그꼴을 보노 야,- 소름끼치드라,
그라고 그 큰 코끼리들이 모여서 뽈을 안차나, 그림을 코로 안그리나,
아슬아슬하게 사람배를 밟고 안넘어가나,
우째 그래 짐승들이 저- 지랄들을 다할줄 아는강 정말 기도 안차드레이
저놈들을 저래 할줄알게 사람이 가르칠때 사람도 고생햇겠지만
말못하는 저 짐승들은 사람한데 붙뜰려서 한끼 얻어 먹고 시킨데로 한다고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햇겠노 싶어서 덩치 큰 그 코끼리들이 재롱떠는걸
처다보니 그마 불쌍해서 눈물이 다 나올라 카드라 마, - - -
물위에서 사람들이 집을 짖고 안사나 물위에 시장까지 있어 장을 안보나
더워서 사람죽을 지경이되면 또 용케 하늘에서 소나기(스콜)가 알아서 한바탕
지나가주면 그 덥던 더위가 싹 씯겨나가 바람이 살랑살랑불어줘 기분이 견딜만
하데이 -
그래서 그렇게 더운 나라에서도 사람들이 살아 갈수 있나보제
그런데 그 열대 과일들은 별라별 종류가 다 있는데 참 맛이 있고
돈도 그저(싸다)드라이 -
엄만 태국에서 있었던 여행담을 신이나셔서 이야기 보따리가
끝도 없시 그라고 - - -
엄마 또 무슨 말씀하실려고요?
야야, 말할것이 태산이라 몇날 몇일 말해도 다 못한데이
와 - 그 옆의 나라 캄(캄보디아) 뭐라켔는데 아, 그나라 가본 이야기도
지금 같이 할참인데 - - -
엄마 오늘은 잘시간이 지나도 한 참지났으니 그 구경은 내일하시지요
아 ~ 그래 응야, 알았다 그럼 자거레이,
순인 파죽이되어 여행에서 돌아 왔지만 오늘날까지 살아오면서
그가본 그의 세상은 너무나 좁고 한정되어 우물안 단순한 세상이었는데
그 6박7일간의 동남아여행은 순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길이 보다도 훨신 긴 추억을 순이 뇌리에 각인시키고, -
신명이나, 끝없시 말씀하시는 엄말 바라보는 국상이는 엄마가 어린아이들
처름 좋아하시는 모습에 가슴이 또 뭉클거린다
내가 능력이 되었다면 엄마가 여행하실 힘이 남아 있을때 좀더 일찍히 여행을
진작 자주 보내 드렸다면 좋았서련만,
순인 누어서 잠을 청하고 꿈결속엔 어디선가 수갑씨가 홀연히 나타나,
어찌그리 다정한지 두손을 꼭 잡아주며 다시 젊은 날 신혼부부가되어
달콤한 허니문은, - - -
평생 단 한번도 가보지 못한 신혼여행을 이번엔 동남아로 날아가고
비행기 창밖엔 끝없는 하늘나라로 뭉게구름이 꼬리를 물고 한없시 펼처저 있는데
아 ~ 이 좋은 기분이 영원하여 꿈이라면 깨지 말기를 ~ ~ ~ !
- 계속 -
요즈음은 부모에게 물질로서 봉양함을 효도라 한다.
그러나 개나 말도 집에 두고 먹이지 않은가,
공경하는 마음이 여기에 따르지 않으면
짐승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논어 위정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