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난것이 아니고 휴전에 불과하지만,
당신이 사람이요 사람의 탈만 썻소?
서울이 수복되고 난후 온 나라 안은 세로운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전쟁통에 파괴된 교량, 도로 철도 공항 부두 각, 건물 등등을 세로히
건설하거나 보수하거나 -
국가와 국민들의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고저 새로운 시동을
전국방방 곳곳에서 파괴를 정리하는 불길이 서서히 타오러고 - - -
전쟁은 끝난것이 아니고 휴전에 불과하지만,
사람들은 분주히 남한안쪽에서 피난햇던 사람들은 각 고향을 찾거나 하고
이북에서 피난온 피난민들은 아직수복이 덜된 터라 피난 왔던 자리에 대부분
주저앉고 전쟁통에 해여진 가족친지의 생사나 소식을 알기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어쩌다가 찾는이를 극적으로 만나 눈물바다가 되는 일도 있지만
불러보고 찾아도 대답없는 이름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국상이 집에서도 극적인 이산가족의 상봉이 있었는데 무슨 바람이
어떻게 불었는지 수갑씨가 막내를 데리고 순이집에 떡,- 나타나지 않았는가?
이를 본 순이는 너무나 갑짝서러운 일이라 입이 얼어 붙어버리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은 순이는 한동안 세상이 다 정지된것
처름, 꼼짝 없이 멍~하니 막내와 수갑씨를 바라보고 목석이 되어 굳어 있는데
막내가 엄마~ 아 - 엄마야하며 눈물 범벅이되어 와락 엄마에게 안기니
그제서야 순인 정신이 돌아오고 이게 꿈이 아니고 분명생시로구나! ~ ~ ~
막내를 안고 얼굴을 부비며 기쁘서 어쩔줄몰라 간이 두건반 세건반 떨리고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한참 울고난뒤 막내 얼굴을 찬찬히 살펴본다.
그간 수갑씨와는 단 한마디의 말도 건넴이 없시 눈으로 이게 어찌된?
날카롭게 처다보니 이윽고 수갑씨는 별말 없시 막내를 데려다 줄수 밖에-
마, 그렇게 됐다고 간단히 이유는 얼무러버리고
순이도 늘 막내 걱정이었는데
이제 왔으니 그만아이가 싶어 더 캐 묻지도 않았고 -
아이만 대리다주고 수갑씨는 나 그만 다른 일로 가봐야 겠다. 하니
이게 얼마만에 부부간 대하는 얼굴인데 집에와서 한번 앉자보지도
않고 그저 가겠다만?
수갑이 입장에서는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순이 입장에서는
그간의 할말이 석달열을간 밤낮을 다, 세워도 모자랄판에 - - -
하다못해 그간 애들데리고 산다고 고생했소라고는 말은 고사하고
그래 애들한데들어니 그간많이 아팟다고하던데 이젠 그냥그냥한거요?
그렇게도 할말이 없거나 말하기 싫으면 안부말 한마디라도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기 이전 인간관계이고 부부간에 있어야할만한, 말한마디라도 있어야만
당연한 것인데 - - -
예나 지금이나 수갑이의 태도에 순인 기가차다 못해 맥이 다 - 탁, 풀려
아이고 ~ 이, 인간이 - 어쩌면 ~ 어쩌면 ~ ~ ~ !
사람되기 이미 틀린건 엤날부터이지만 어쩜 하나도 변함없시 - - -
마음쏙에서 부글부글 터질듯한 활화산을 억누르고 국상이나 야학에서
돌아오면 애,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가야지요?
마, 됐다 보면 뭐하노 -
무심하기 짝이 없는 말에 화가 치민 순이는 당신이 애들 애비가 맞기는 맞소?
와, ~ 오래간만에 사람 - 보자마자 깡짜고 - - - !
뭐라고요 그럼 내가 못할 말 하고 있소
그런데 ~ ~ ~
당신이 사람이요 사람의 탈만 썻소?
애비가되서 애들 걱정을 한번해 봤소
남편이되어서 아내에게 남편다운 남편생활을 한번 해주봤소
가장이되어서 자식과 안해를 보호하고 식구들 생활을 한번 책임저 봤소
당신 째진 입으로 어디 입이 있으면 말이나한번 해보이소,-
당신이 지금껏 우리한테 어떻게하고 사라왔는지를,
당신도 사람이라면 가슴에 손을 짚고 조용히 한번 도리켜 보소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 여편네가 미첬나, 인자 사람가르칠라카며 말, 막 함부로하네
그럼 내가 지금 이마당에 이말저말 가리고하게 됐소
마, 씨끄럽다 잔소리마라 나 간다.
하면서 휭 집을 나가버리니 ~ ~ ~
순인 뛰따라가 붙잡고 늘어저 이라고 가면 어짜자 카는기요?
당신과 내가 이때까지 이래살면 뭐할꺼요 인자 내사 더 살기도
싫으니 당신도 죽고 나도죽고 우리다같이 죽자고요 - - -
막혔던 숫채 구멍을 확 뚫듯이 대판으로 한번 싸우고 싶어나
싸워 봤자지 - - - !
해결될일은 아무것도 없고 서로의 가슴에 봉합할수 없는 깊은 상처만
더할것같으니 애들 앞에 부모로서 부모 답지 않은 더럽고 치사한
꼴만 보이게 될바에야 ~ ~ ~
더 말을 길게 하다간 통시(화장실) 똥물만 튀어서 악취가 사방에 퍼지는
꼻만 될것같아 참자니 후,~ ~ ~ 한숨만, ~ ~ ~ 가슴을 치며 - 후, ~
도망가듯 가는 수갑씨의 뒷 모습을 바라보며 지지리도 못타고난
남편복에 그냥 꽉 목매어 죽고 싶어나 애들이 눈에 삼삼하여 죽을수도- - -
오장육부가 다 뒤틀려 울음마저 막혀 마른 헛 - 기침만 나오는데
너무 오래간만에 남편이라고 나타나서 쏙만 다 뒤집어 놓고 훌적 가버리니
차라리 찾아오지 말고 얼굴이라도 보이지 않았으면 마음이라도 뒤숭숭하지
않을텐데 순인 자꾸 뭔가 초초하고 안절부절해 지는 쏙을 달랠길이 없고
시원하게 여름 소낙비처름 통곡이라도 한번하고나면 마음이라도 좀진정되련만,
안보고 살땐 억지라도 잊어버리려고 채념하여 그런데로 남편 없는
생활에 익숙해저 있었는데 갑짜기 없었던 사람이 나타나 온 몸에 불을 질러
놓고 가버리니 또 다시 허탈감과 허망함이 엄습해오며 잊고 있었던 원망과
한이 세로히맺친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육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애들의
아비니 그렇게 까지 저주하는 한을 순인 품을수가 없었는데- - -
야학에서 돌아온 국상이는 막내를 보자마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와이고
니 왔네하며 눈물반 웃음반으로 막네 손을 잡고 좋아라하며 그래우째왔노?
아버지가 데려다 주었다 아이가,
그래,- 아버지가 - ?
무슨 바람이 불어서 - - -
몰라 나도,
그래, 그여자가 가도 좋다 카드나?
아이다 작은 엄마는 어디가고 지금 집에 없데이
니는 또 작은 엄마가 뭐꼬,- - -
와, - 어디갔는데
몰라, 나도 모른데이
그래 ~ 에!
니 그동안 학교는 몇 학년까지 다녔노?
아이다 나 학교엔 안갔다
와 - 안 갓는데
작은 엄마가 가지 말라카드라
뭐라고, 니 작은 엄마가 뭐라?
이 쌍년이 니를 학교까지 않보내- - -
국상이 아버지가 다녀가고 한, 십일쯤 지나서인가 왠 사람이 집에 찾어와서
순이가 지금 애들과 살고 있는 이 집을 자기가 샀으니 앞으로 보름내로
집을 비워 달라하지 않은가?
이런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가 그게 또 무슨소린지 - ?
찬찬히 말을 들어본적 국상이 애비가 일언반구도 순이에게 의논하지 않고
또 집을 지난번 공장 투자금을 찾아 사라진 것처름 이번에도 똑 같은 짖을
핸 모양인데 - - -
하늘이 노랗게 기가찰 일이라 이제 애들을 데리고 우린 어디가서
어떻게 또 살라꼬?
마지막 남은 이 집까지 팔아?
애들하고 살라가야하는데 아이고 인자 우짜고~ ~ ~ ?!
이 빌어 먹을 영감쟁이가 해도 해도 정말 너무한데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짖고 그 인간과 얽켜서 반평생을 이게 무슨 꼻이제 - - -
복장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다가도 - 집판일을 되돌릴수 없는 일이니
이제 애들데리고 어딜가 어떻게 또 살아가야하나 걱정이 앞선다.
사촌 오빠에게 사정을 말하고 같이 애, 애비를 찾아 창원엘 갔으나
하던 식당은 여자가 남자 몰래 젊은 놈하고 배가 맞아 국상이 애비가 없는
틈을 타서 집과 식당을 처분하여 줄 행랑을 첬다는 것이고 - - -
식당주인(국상애비)은 젊은 년놈을 찾어 다닌다고 어디로 갔는지 이곳에서는
행방불명이란 소리를 듣고는 기도 안차 돌아올 뿐인데 그제서야 순이는 막네를
대리고온 사정을 짐작하게 되었고 -
사람이 자기가 남을 배신한사실이 있으면 언제이고 꼭 자신도 남으로부터
똑같은 배신을 당하여 그 대가 이상으로 벌을 받게되는 것이 세상사라가는
이치 인가보다.
인과 응보라 했던가? ~ ~ ~
그러나 순인 돌아오는 내내 마음 한구석은 언짢고 씁쓸하고 알수 없는
분노 같은게 두 년놈에게 치밀어 올라온다.
어찌 생각하면 그년이 도망간것은 고스럼한 깨소금 맛인것 같은데
그래, 당신도 살을 썩어 사는 사람한테 한번 당해 봐야 내맘을 알지 잘됐다,
싶푸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남편이 참 불상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옴이 왠일일까?
그래도 애들 아버지이고 지아비인데 지금 그 배신감에 얼마나 애가 타며
가슴 아파하고 방황하며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배회하고 있을까?
순이도 마음이 울적하고 쓰라린 그 배신감을 자기가 늘 당해봐 잘,
이해하기때문에 같이 마음이 아파짐은 어쩔수 없는 그의 아내이기 때문일까?
이참에 남편이 차라리 과거를 다 털어버리고 그년을 찾아 해매는 발길을
애들과 안해가 있는 집으로 돌리는게 - - - ?!
앗차, 내가 무슨 말 같잖은 생각을 흰개털 삼년을 검은 꿀둑속에 처넣어 둔다고
그 흰개털이 근본적으로 검어진다든가?
오늘날 순이 가족의 불행은 "남편의 부정행위와 배신 때문에" 전 가족이
한사람의 불륜행위에 피해자가 되었고 수갑씨는 부정함과 배신으로 인해
본인에게는 자기만의 괘락과 즐거움은 순간순간 있었겠지만 ~ ~ ~
이괘락행위가 부인과 자식과 가정을 통한 행복과을 희생시킬 가치가 과연
있다고 할수 있을것인지?
근본적으로 인간이 가족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모르고
그것을 회생해서 사는 삶이란 결국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고 사는 삶이니
종국엔 불행을 자초하고 스스로를 파괴하며 관련인을 다 구렁텅이에 처넣는
길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돌이킬수없는 정신과 육체가 병들어 시들었고
또한 경제적, 사회적파멸로 인해 더럽게 비난받으며 인생을 종치게
되는것 이거늘,
순인 돌아오는 길에 무슨 꿈을 꾸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저 들고 이제
이 식구들을 데리고 어디가서 어떻게 산담?
실날같은 희망을 갖고 애 애비를 찾아 왔건만 도움 받기는 커녕 구린내나는
여러 뒷말을 들어서 당장 순이가 살아가는 것만해도 코가 만발인데
왜 이런때까지 수갑이 애비가 참 안되었다 -
그 심정 또한 지금 어떠하랴는 생각이 문뜩 여기에 미치자,
아니 내가 갑짜기 돌았나 누가 누굴 지금 걱정해
그 사람은 처음부터 아무런 의논도 없시 자기 혼자만 살 궁리로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 남은 집까지 팔아서 식구들을 길거리에 쫒아낸 인간인데,
달리는 뻐스 창가 저너머 먼 푸른 하늘을 묵묵히 정신나간체 처다보고 있는
순일보고 사촌오빠가 이제 어쩌지?
- - - - - - - - - - - - - - - - - !
순인 입이 붙터 할말이 없다
기왕 이래된것 어쩌하겠노 니 형편은 우리가 다아는 것이고 내 형편도 니가
다 잘알고 있는 바 같이 우선은 우리 부억 단칸 방에라도 너무 비좁지만 옮겨서
애들하고 살아야 되지 않겠나, - - - ?!
그러고 난 다음 일은 또 다음 생각해보자,
이런 절망적인순간 그래도 오빠가 정으로 걱정해주는 그 따뜻한
말이 너무도 고마워서 대답대신 순인 조용히 울기만한데 - - -
인간이 곤경에 처해 있을때 서로간에 정이 있는 사람끼리라면 내 곤란을
좀 도와달라고 자존심을 다 꾸기면서 말하기전 도움을 미리 말안해도 알아서
주는 행위야 말로 인간의 참 모습이고 이해와 포용이며 "정"이란 말의 존재
가치를 나타내는 인간만이 가질수 있는 숭고한 정신과 감정의 세계에서
"정"은 인간특권이라 할수 있지 않을까?
사람이니까 "정"이란 것이 있고 이 정이란것이 없다면 사람도 동물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정은 인간을 존재하게 하고 인간의 역사를 이어가게하는 원동력이며
인간을 서로 이어주는 끈끈한 선(線)이라 이것이 없다면 인간관계도 없지요
좋은 일엔 남이 먼저 나선다지만 이런 나쁜 일에는 그래도 핏줄이
제일이라고 한말이 그리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오빠집 형편도 근근히 살고 법없시도 착하게 사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세상천지에 땡돈 한잎 안받고 우리식구들 식구에게 방한칸 내어줄
사람이 하늘아래 어디에 또 있겠는가?
남편이고 애비란 작자도 처자를 다 버리고 지만 잘살려고 도망치고 없는데,
그래도 사람사는 세상이란 인간으로서의 정(사랑)이 있는한, 아무리
어려운 고난이 있다 하드라도 인생은 살맛이 있고 인간이 생명이 있는 한,
그래도 인생은 한번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 아니겠는가?
하늘이 무너저도 항상 솟사날 구멍이 인간에겐 있기마련이니 ~ ~ ~ ~ ~!
지금 무척힘든 모든 분들도 새해엔 희망의 꿈을 현실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반드시 고난은 지나가고 어려움이 다 해결되시며 하는 일마다 다, 잘 될것 입니다.
그간 저 블로그를 찾아주신 여러분님께 다시 한번더 감사드리며
- 세해 복 많이 받드세요,-
- 남경 -
- 계속 -
쾌락의 궁전 속을 거닐지라도 초라하지만 내 집만한 곳은 없다
- J.H.페인 "집.즐거운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