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가슴을 멍들게하는 것은 다 이 못난 부모들 탓이지 -
국상이가 국민학교 3학년 초에 학교에서 월사금(지금의 공납금)이 누적되어
납부하지 못하였다고 집으로 쫒겨와서 책보를 내어 던지고 울면서 나 학교에
동무들 보기 챙피해서 가기 싫다 하며 눈물 콧물이 범벅이되어 앙탈이다.
순인 이러는 국상이를 처다보며 가슴이 메어저 답답하고 긴 ~ 한쉼을
내 - 뿜으며 그래 니가 무슨 죄가 있서서 - - - !
어린 가슴을 멍들게하는 것은 다 이 못난 부모들 탓이지 -
국상이 애비는 순이와 단 한마디의 의논도 없시 철공소에 투자한 지분을 몽땅
챙겨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는 것은 그렇다 치드라도 지 새끼들 공부하고 먹고
옷사입히고 생활하는 최소한의 대책은 세워 놓아 주고 가던지 아니면 달달이
생활비를 좀 보내주던지 가장으로서 당연히 그래야만 될일인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정말 해도 너무한다.
씨부모님 돌아가시고 얼마 안되어서 씨아범이 공장에 투자한 돈을 수갑이 애비가다 찾아서 홀연히 사라졌으니 공장에서 나오던 생활비가 중단됨으로 그 후
땡돈 일전도 들어오는 돈이 없는 순이의 생활은 말이 아니 었다.
집에 있는 가재 도구를 하나 둘씩 팔수 있는 것은 다 팔아서 입에 풀칠하고
애들 월사금을 내는데 까지는 지금것 내어 왔으나 이젠 내다 팔것도 없고
순이와 애들은 그 비좁은 방 하나에 다 몰아 앉고 그중 2개를 월세로 내어
몇달치를 미리 가불하여 애들 밀린 학교의 월사금을 우선 다 정리하고 조금
남은 돈으로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밀가루와 보리쌀을 조금 준비하면서,
방한칸에 쥐꼬리 만큼 받는 월세론 생활과 학비 등이 너무 모자라고 또한
애들이 한참 클때이니 먹기는 오죽 잘먹나 황소한마리 잡아놔도 금방 없서
질텐데 이것을 매일매일 해결해 나가자니 순이 혼자서는 역부족일수 밖에,
순인 동네의 아는 아름아름을 통하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속케(솜)공장엘
시다바리(잔심부럼/견습) 공원으로 취직을 하여 매일 몇푼 안되는 일급을 받아
(남편은 행방까지 불명하고) - 혼자서 생할을 꾸려가는데 솜 공장의 일은
정말 힘 들었다.
우선 고물쟁이들이 모아온 헌 솜들을 기계(타면기)에 손으로 밀어 넣는데
그 솜이란 것이 야들야들하고 포근하여 따실것 같지만 한 겨울날씨에 타면기로
솜을 재생하기 위해 손으로 기계에 솜을 얹저 밀때 그 솜의 차가움은 얼음짱 보다도 더 차가워 손씨럼은 말할 것도 없고 손이 씨리면 온 몸이 추워서 덜덜 떨리고,
고물쟁이들이 주어 오는 헌솜안에 쇳 조각이라도 덜어 있는 날이면 쇳 가루에
불꽃이날라 자칫하면 눈에 들어가 장님이 되기 십상이고 이 불꽃이 솜에
떨어지면 불이 붙어 불나기가 일수이라 사람이 놀라기가 한두번이 아닌데,
무엇보다도 고통서러운 것은 솜털이 타면기의 회전 바람에 온 공장 안에 다 날려
이 솜가루가 눈 코 입에 들어가 쉼쉬기조차 힘들어 그 고통에 견딜 수가 없다.
이런 환경 특히 추운 겨울 과 무더운 여름 날씨에서 이런 일들을 안해본 사람들은 이 숨이 턱 턱 막히는 고통과 힘든일을 아마 도저히 상상이 않겠되겠지만, - - -
솜털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눈이 늘 머덜거리고 코는 막혀 숨쉬기도 고통서러운데
입안에 덜어간 솜털을 빼내기 위해 입안의 침을 빧터내면 누런 가래침안에
씨커먼솜털이 썩겨나오고, 입안은 근적근적 찝찝하기가 - - -
순인 이를 악물로 애들을 생각하며 참고 참아 일을 하고 밤일을 하다 보니
공장 환경마저 열악하기 짝이 없는 곳, 힘던일이라서 꾸뻑꾸뻑 자기도
모르는사이 잠이 찾아와 졸다가 자칫하면 타면기로 들어가는 솜위의 손이 딸려
들어가 손이 짤라질 위험이 항상있는데도 아무리 조심조심해서 잠을 떨쳐도
잠은 슬며시 다시 찾아와 순이 눈꺼풀을 무겁게 자꾸만 괴롭힌다.
공장안이 무척 추운데다 솜가루가 아무리 날리고 배는 고파도 밤새워 일을
하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순간순간 조는데 참으로 이 졸음은 위험이 곡예를 하여
찰나에 불구같은 불상사를 가저오는 아슬아슬함이다.
그래도 순인 자기는 아무리 고통서러워도 애들이 월사금 밀리지 않차,
학교를 콧노래 부르면서 가는 뒷 모습을 바라 볼때 마음 한구석은 뿌뜻하지만
또한 마음한구석에선 언제나 서글퍼 - 눈물을 소매 끝자락으로 훔치며, - -
이 웬수는 저렇게 천진난만하게 그 적은 일에도 행복해하고 만족하는 애들을
바라 보며 사람이 살아가는 이런모습과 참, 기쁨을 알기나 할까?
애만 만들었다. 뿐이지 애비란 인간은 어느 하늘아래서 무슨 짖을 하며 오늘은
또 어떤년을 끼고 희희낙낙하며 어떤지랄들을 하고 있는지?
상상의 날개는 그들 주변을 맴돌아 순이 눈전과 귓전에 영상처름 보고 듣게 하여
고요한 마음에 파동을 이르키며 괴롭게 순이의 심금을 할퀴고 ~ ~ ~ !
덕만네가 어쩐 일로 부산엘 왔다가 순이를 찾아 왔는데 순인 씨어멈을 다시
만나는 것 처름 반갑고 덕만네를 처다보는 순간부터 순인 마음이 무척편했다
둘인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얼싸안고 실컨 울고 난후 이말 저말이 오가는중,
수갑이 아버지가 창원에서 젊은 딸애와 같은 여자와 삶림을 차리고 식당을 젊은
여자애한테 시켜서 마,- 창원시장통에서 살고 있다고 귀뜸을 해준다.
순인 이말을 듣는 순간 억장이무너지고 마음엔 불길이 확 타오르는데 꾹 참고
그래요, 애 아범은 건강하게 보입디까?
그래 니가 지금 그자슥 걱정하게 되어있나 - 응, -
쓸개도 빠진 이 병신 같이 사는 년아 - ! -
세상에 니꼴이 이게 다, 뭐꼬?
얼마나 살기에 시달리고 애간장이 밤 낮 탓서면 니 얼굴이 어찌 안 그렇겠노?
쯪쯪하면서 쎄를 차고,
염라대왕님도 눈이 빠젔제 어째 저런 쎄빠질 뭉디새끼는 안 잡아 가고
죄없는 지 애비 애미만 먼저 잡아 갔제 - 아이고 - 참,
야야, 정말 니 팔자도 기도 안찬데이, -
순인 내가 지 색끼들하고 지금 어찌 살고 있는데,
도둑고양이 모양으로 지 먹을 것만 챙겨서 - - -
짐승도 지 쌕기는 물고 빨고 좋아라하며 보호하고 먹여 살리거늘,
하물며 사람인데 지는 젊은 년 끼고 나, 몰라하며 식당을 차리고 지혼자 만,
배불리 잘먹고 잘 살아 - ???
지 식구는 거지중에 상 거지를 다, 만들어 놓고
만가지 다 재치고 당장 찾아가서 이것들을 붙잡아서 니죽고 나, 죽고 죽고살기로
물고 늘어저 - 마음은 한바탕 뒤집어 놓고 싶건만, ~ ~ ~ !
또 마음 한 구석에선 우릴 버리놓고 그래도 죽지 않고 자기 혼자만이라도 잘 살고
있다하니 그러면 - - - 안, - ?
아직도 내가 움직일 수 있으니 난, 애들 키우고 공부시킬수 있는데 까지는
내힘, 혼자서 해 볼 수 있는데 까지는 다 해봐야지 어찌하나 내 색끼들인데,
순인 이제 어느 하늘아래서 그 웬수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안것 만 해도
안심이 되고 그래도 다행이랄까?
시장통에서 젊은 년하고 살면서 장사라도 같이 잘 하고 있다하니, - - -
여지것, 구멍난 마음한구석에 그래도 그가 어디에 있는가 늘, 걱정되었는데,
순인 여자로서의 불길 같은 질투심을 다스리기 힘들었고 그기에다 이 힘든
생활고는 남편의 부정과 배신으로부터 이러난 문제가 기본인데,
순인 찢어지는 아픈 가슴을 홀로 달래면서 위로 받고 의논할 자리도 없서
이 막막하고 답답한 맘을 뉘라서 알기나 할까?
순인 어디엔가를 향해 큰 - 소리치고 미치고 발광을하며 하소연 하고 싶은
이 심정을 호소할때가 하늘아래 사방을 둘러봐도 오직 순이 홀로뿐,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어디엔가 무엇을, 찾고 또 찾아보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주변엔 언제나 그저 나홀로 - !
하느님, ~ ~ ~ ~ ~ ~ ~ ~ ~ ~ ~ ~ ~ ~ ~ ~ ~ ~ ~ ~ ~ ,
이젠 전 지금 어디로 가, 정말 어찌해야 하옵니까?
하, 느, 님 , - - - ! 아, ~
- 계속 -
고난이 있을때 마다 그것이 참된 인간이 되어 가는 과정임을 기억해야 한다.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