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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엄마의 굴레

단해 2009. 11. 30. 08:07

 

 

그림자도 보일락 말락한 서방님이 어쩌다 한번와 하루이틀있다가

훌적 떠나고 나면 반발해볼 틈도 없시 애가 들어서니~ ~ ~

 

순이의 생활은 언제나 별 변화 없시 동그라미를 돌고도는 그기서 그기다

신랑은 신혼 초 처름 3~ 4일씩 외박하는 일은 참, 감사한 일이고 이젠 한달 혹은 두달은 아무 일도 아니고 고장난 시계처름 제 마음내키는 대로 왔다 갔다다 하며

여기 저기에 적은 집아닌 적은 집들을 만들어 놓고 들락이는 모양이다만,

 

순이 몸엔 이제는 불탈 것도 더 남아 있지 않고 재만 차곡차곡 쌓여 그 화산의

폭팔은 언제인가 가름 할수 없는데 씨부모님께 눌리고 신랑에게 눌리고

동내 사람들의 눈치에 눌리고 또한 그 시대 여인내의 부덕이란 관념에 눌리고

모든 환경이 억압 그 자체라 찍 소리 한번 처보지 못하고 죽은 듯이 살아가자니

스트레스란 망치가 마구 두들기는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생활의 연속이건만,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고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시공을

초월해 순이는 벌써 아들 셋하고 딸이 둘이다

첫 아들을 놓고 두 터울 사이로 내리 아들 둘에 딸 둘을 낳았으니 조마 조마 하던

집안 핏줄은 이제 걱정을 노아도 될 듯 싶다

시부모님들의 가문에 대한 자부심도 이젠 당당하시다.

 

그림자도 보일락 말락한 서방님이 어쩌다 한번와 하루이틀있다가 훌적 떠나고

나면 반발해볼 틈도 없시 애가 들어서니 사람이 한번 맺은 인연의 그 끈찍끈찍

함은 누가 만든 섭리인진 몰라도  결국은 미우나 고우나 그 부부만히 아는

부부만의 수수깨끼가 아닐까?

 

큰놈, 국상이고 둘짼 국영이고 셋짼 국한이고 큰딸은 순영이고 막내딸은 순자인데,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얘들의 엄마인 순이의 사랑을 뜸북 받고 자라지만

 

아이들은 애비의 사랑은 그의 잘모르고 아버지의 얼굴도 잘 모르는듯 어쩌다

아버지가 집에 오는 날엔 아버지가 낮 설고 무서운지 슬슬 피하고 그아버지가

애비라고 체면상 한번 안아볼 시늉이라도 한다면 질급을 해 까무라칠듯

큰 소리내어 우니 옆에서 지켜보는 순이가 다, 민망할 지경이다

 

씨어멈은 이 모양을 지켜보다가 야 이놈아

니 꼬라지를 한번 보래이 알라들이 니를 자주 봐야 낮치 익어 무서워 하지 않고

지 애비라고 안기던 말던 할꺼아이가 !

 

니 늙어서 애들한데 대우받을라 카면 니 지금부터 야들한데 정붙치고 살아야지 

니 지금생활을 청산하지 않으면 니 힘 없을 때 받아줄 애들 아무도 없다

 

제발 인자 니도 나이 처묵을 만큼 묵었고 아 새끼도 덩거라니 다섯이나 있는데

뭐가 부족해서 집 떠나 살재 제발 이 곯빠진 놈아 정신채리레이 하시며

휴 ~ 깊은 한쉼을 내 쉬고 어째 내쏙에 저런 놈이 나와서- - - !!!

 

내가 미쳤째 내가 뭐 좋다고 저 웬수를 놓고 미역국을 다 먹고

아이고 다 토해서 도로묵이 될수만 있다면 전부 다 토해내고 싶다 이자슥아 -

하시며 신랑의 방랑과 방종한 생활을 씨어멈은 엄마로서 안타까워하지만,

세상의 자식들이 엄마 맘을 어찌 아랴 - - ! 

 

-  계속 -   

 

 

어버이를 공경함은 으뜸가는 자연의 법칙이다. - 발레리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