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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아내의 굴레

단해 2009. 11. 25. 08:02

 

님과 함께 같이 누어 있으나 세상에 어찌 홀로 이리 - 외롭고 쓸쓸한가? 

 

씨어멈은 순이 방문을 열고 오늘도 이자슥은 안들어 왔제,

네 - 어머님, 걱정이 너무되서 방정맞은 생각이 자꾸드네요 -

마, 아무일도 없을 것이니 별 걱정하지마라, 뱃속 애한데 해롭다

씨부모님들은 남편의 실종아닌 실종에 의레적인 행사인양 그냥 무덤덤하시고,

 

땅꺼미가 어둑한 3일째 신랑은 아무일도 없는 듯, 태연하게 집에 들어오는데

순이는 내심 반갑고 원망서러운 마음이 교차되건만 아무 말도 할수 없서 그저

잠깐 눈만 서로 스치고 - 할 말은 가슴에 꽉 맥혀 있는데 - !

 

씨어멈께서 버럭 소리를 냅다 지르는데 이자슥아 !

똥개모양으로 어딜 그렇게 싸 다니다가 이제 기들어와? 

나가서 그마, 디,- 저뿌리지 - 집에 있는 식구들 쏙이나 안태우게 ~

 

나, 참 어머이도 그냥 친구들하고 온양 온천에 갔다 안 왔소 

근데 와요? - 똥낀 놈이 성낸다던만 되래 성질은 내고-

 

씨어멈과 아들 사이 마당에서 말이 길어지자 방안에 있던 씨아범이 됐다 마,

이제 그만들하고 들어오라미 -

 

넷 식구가 저녁 먹는 자리에서 씨아범은 아들에게 니 인자 장가도 갔서이깨

어디 가면 간다하고 말하고 다니래이 - 야, -

수갑은 쏙으로 아부지는 암말도 안하고 맘데로 다니면서

괞이 나한테만 야단이네, 중얼중얼거리고-

 

씨어멈은 그제사 이놈아 니도 이제 얼마 안있으면 애, 애비되는데 인자

정신 좀 채리고 살제이 ~  응, 알아 들었재,

 

신랑은 눈만 멀뚱멀뚱하며 그 무슨소리요, 하는 듯 의아해 하며 씨어멈을

쳐다보니 야, 아기가, 니, 애를 가진지가 벌서 석달이나 됐다 안카나,

 

그러니 이때가 애를 위해 참, 조심해야 할 때라서- 니 인쟌 야, 애기한데 너무

가까이 가지 말고 멀찍암치 조심조심하레이 ~

 

씨어멈은 오로지 순이는 눈에 봬지 않고 애 만을 위해 은근히, 

신랑에게 알았으면 잠자리를 멀리하라고  말씀에 뼈를 석어 신랑을 협박하고,

 

순이는 신랑과 3일만에 처음 이부자리를 같이 하면서 그간 있섯던

집안 이야기와 신랑에게 있섯던 여행이야기 등, 팔벼개를 배고서

말하고 듣고 정담을 하고 싶건만, 어째 방안의 공기가 전 같이 안코

냉냉하기만 한데,-

 

불쑥 신랑이 뭐 애를 가젔다고요,?

정말 이 가문엔 애 가짐이 자랑서런 일인 것 같은데  순이는 죄진 것 도 없건만

왠지 죄인처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예~

다시 방안은 무거운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신랑은 나, 피곤하니 그만 잘께요,-

 

3일간 애태우고 기다렸던 신랑이건만, 어째 그래 말에 인색한지 한다는 말은

그저 단 두마디 "애를 가젔다고요?"  "나, 피곤하니 그만 잘께요" ~ ~

 

순이는 신랑이 서서 양발로 힘끝 가슴을 짖 누러는 것 같아 마음이 몹씨 아프다.

신랑과 서로 정담을 소곤거릴 꿈은 산산히 부셔지고 어디서 뭘 하고 왔는지

얼마나 지친 몸이기에 신랑은 돌아 눕자 마자 이내 달콤한 꿈나라로 간듯, - !

 

아직도 끝치지 않고 내리는 빗방울은 순이의 눈물이되어 냇가를 찾아 흐르고

저 멀리 몰려오는 캄깜한 먹구름은 순이의 닥처올 앞날을  암시하는 듯, 

밤은 점점 애타고 있는 순이의 맘도 모르고 사정 없시 깊어가건만,-

님과 함께 같이 누어 있으나 세상에 어찌 홀로 이리 - 외롭고 쓸쓸한가? 

 

- 계속 -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지만 기쁨을 나누면 배로 는다. - "영국격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