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모르게 신랑을 거부하고 싶어진다.
순이는 언제인가부터 몸의 컨디션이 썩 좋치 않았다.
항상 노동량이 많으니 그 잘먹던 밥 맛도 없고 늘, 배가 더부럭하며 소화가
잘안되고 누어면 곯아 떠러지기 일수 인데 근랜 잠도 잘 잘수가 없고 가끔
변비와 빈요(오줌자주 누는 것)증상이 있고 자신의 감정이 기복이 심해 자기
스스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으며 자기도 모르게 신랑을 거부하고 싶어진다.
한 두달 전만하드라도 원체 건강체질이라 피곤함을 잘 못 느꼈는데 요즘은 늘
피로하고 질, 출혈이 있서 때론 붉은 빛을 띠다가 가끔 갈색도 보인다.
배가 가끔 땡겨서 아프고 입에 침도 자주 고이며 기미 주근깨도 없던 것이 조금씩 생기고
유방과 유두쪽도 늘어 나는 것 같아 아프기도하고 이따끔 된장 냄세 등이 코끝을 스치면
웩~ 웩, 그리며 헛 구역질과 구토가 나기도 한다.
순이는 알지 못하는 큰 병에 걸리지나 않았나 혼자 꿍꿍 불안하기만 한데 -
자기 몸안에서 배란 - 수정 - 자궁착상으로 애기가 들어선걸 알 수 없고,
남자란 종자는 여성 몸 내부에 생명을 잉태하는 과정에서도 오직 한가지
그 생각으로 즐기는 방법만 알았지, -
여자가 자기 혼자만 알 수 있는 감정과 몸의 변화를 - - !
그 몸과 마음이 한꺼번에 아프며 고통에 시달림을 남잔 전연 알지 못하고
여잘 위해 이해와 자상한 배려도 하지 못하니 정말 참 아둔하고 남성은 - 영 -
철, 없는 아이 이라 할 수 빢엔 - 뭘 도무지 아는게 있어야지 답답해 -
그 남성만의 핏줄을 이어주기 위해 혼자서 가정을 지키고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몸과 맘, ~ 그 힘던 생활과 산고를 남자는 알기나 하려나,
오직 여자에게만 출산의 고통이 부과된 것은 아담과 이브시절부터
이브가 받은 죄 값인 - 하느님의 벌인가 ?!
지금은, 젊은 여성들이 스스름 없시 산부인과에 가보던가 "베테" (베란테스터)
"임테"(임신테스터) 등으로 혼자서 임신 가부를 판별할 수 있고 뱃 쏙 까지 훤히
들어다 보며 아들이네 딸이네 기형이네 하는 세상이 되어 있지 않은가 ?
그 시절 이, 분야는 특히 알 수 없는 암흑중에 암흑이라 모던걸 하늘에 맡기고
태어나는 아이의 운명이라 하여 지가 남자로 나오던지 여자로 나오던지 나오기
싫어면 말던지 -
팔자소관에 맡겨 체념하고 숙명적으로 고통을 감래하며 기다는 일 외에는
별, 뾰죽한 방법이 없었다.
부억에서 순이는 일하다가 웩 ~ 웩 거리는 소리를 듣고 씨어멈이 와서
야야, 니 왜 그러노 ? 혹 얹쳤나 ? 언제부터 그러제이 ~
아임니더 - 요세는 어쩐지 쏙이 더부럭하고 헛 ~ 구역질이 자꾸 나네요 -
그~래 음, 그럼 너 혹, 요세 달거리(월경)는 하고 있냐 ?
순이는 쑥서러워 머뭇거리다가 그기 예 없는지가 한 ~ 참, 됩니더
그래 - ?! - 씨어멈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눈만 깜빡거리다가
니 당장 내 칸 같이 가보제이 어서 나오너라
좀 떨어진 김첨치(한약국) 집에가 진맥을 집게하고는
씨어멈은 가볍게 침을 삼키며 한쉼을 쉬고 귀를 쫑것,
전 신경을 김첨치의 손과 입만 처다보고 한 쪽만 지켜보는데 - -
순이는 요즘 말로 허니문 베이비를 잉태한지가 석달이 가깝고
수갑이는 순이의 잉태가 뭘 말하는지 도 - ! - -
멍 - 하니 헷갈리는 생각이 겹쳐 뭔지 모르지만 내심 불만이 마음 쏙에 움터고 ~
- 계속 -
사랑하며 가난한 것이 애정 없는 부유함보다 훨씬 낫다. - L.모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