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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아내의 굴레

단해 2009. 11. 14. 18:19

 

강풍과 찬 어름물쏙에서 빨래하기가 어이 이다지도 힘든 일이던가?

 

순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맛을 느끼고 알 것 같다.

인간이 부부란 한단위로 역겨서 가정이란 것을 이루고 이것이 사회성으로 발전 해가는 과정이 바로 인생사 인것 같은데 이 삶이 사람마다 각 가정마다 각 품성으로부터 됨됨이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변하여 살아가는 형태의 나타 남은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증오하며 또한 쏙이고 쏙고 욕심부리고 극단엔 죽이고 이런 삶의 과정에서 세월은 사람을 피었다 시들게 하고 종국엔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이련가 ?

    

순이는 겁을 짠득 먹고온 시집인데 첫날밤이 무섭고 소름기치게하든 그 신랑을 보면 만사가 희망이 없고 끝장난 삶인 것 같아 억장이 무너지는 맘이였으나  태양아래 둘째날 아침엔 신랑이 그렇게 배려심 많고 자상함을 느끼게 해주어 순이는 놀란 가슴이 한결 편안해지며 신랑에게 의지해도 좋을 신뢰를 발견하였고  신여성인 미인 씨어머님은 같은 여자의 입장임을 무언중에 알게 해주시는 정말 정 붙일수 있는 분임을 직감적으로 알수 있을 것 같아 너무너무 좋았다.

 

 어느 시대이던 고부간의 관계는 항상 바람 잘날 없시 서로 적은 이해심과 많은 갈등으로 정말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  당신으로서, 서로 경계하고 미워하는 뚜렸한 이유도 잘 모르면서 고부간은 본능적으로 적대감을 느끼고 서로가 좋은 모습은 그냥 그냥 덤덤히 넘어가고 조금 거슬리고 나쁜 점은 어떻게 그렇게도 잘 꼬집어 내어 쏙을 뒤틀리게 하는 재주들을 고부간에는 타고 났는지 ~ ?

그러나 순이와 씨 어멈과의 고부간은 다행히도 서로가 우호적이고 협동적이었다.

 

일단 순이는 그 시대에 그런데로  시집은 잘 온 것 같다

씨아버님은 방랑벽이 있서 한달에 반은 외지(방랑/여행)로 떠돌아 얼굴 대하는 

날보다 못 보는 날이 더 많치만 그래도 기끔씩 며누리를 보는 눈은 은근히 정감을 표하는 것 같으니 별 적의는 없는 것 같고 신랑은 첫 인상보다는 전연 다른 모습을 볼수 있게 해주어 순이의 지금은 먹는 걱정 자는 걱정 입는 걱정 등 인간의 기본적인 의, 식, 주, 가 해결되고 신랑의 사랑까지 느끼게 되니 신혼생활은 행복하였다

 

순이는 집안에 흐트저 있는 쏙꽃(내의)을 비롯한 빨래감을 챙겨 앞 냇가 빨래 터에 

가서 빨래를 하기 위해 솥안에 있는 떠신 물을 한 양동이 떠서 냇가에 먼저 갔다 놓고 다시와 빨래감을 가지고가 빨래를 하려는데 냇물은 표면이 다 얼어서 빨래방망이로 얼음을 깨부시고 빨래감을 물쏙에 넣고 손을 양동이의 떠신물에 한번 넣고는 개울물쏙에 손을 넣었지만 떠신물에 손을 넣은 감각은 금세 사라지고 섣달의 세찬 바람과 정말 어름짱 같은 찬물 찬기운이 뼈쏙까지 스며들어 내리 방망이 질을 하지만 빨끝 손끝 코끝 얼굴과 온 몸이 냉기에 추워서 이빨까지 덜덜 떨린다.

강풍과 찬 어름물쏙에서 빨래하기가 어이 이다지도 힘든 일이던가?

 

그러나 순이는 힘들고 춥고 고단한 일도 신랑의 새로운 모습과  씨어머님의 얼굴을 떠올리니 오히려 고마운 생각이 들어 모든 피로를 멀리 쫓아 주는 것 같아 - - - !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