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19) 아내의 굴레

단해 2009. 10. 26. 17:03

 

다만 엄마가 첫 날밤에 신랑이 하자는데로 해야지 앙탈하거나 싫은

내색을 하면 안되고 그저 신랑이~

 

어째 갑자기 집 분위기가 조용해진듯 한데 문이 스르럭 열리고 신랑이 무작정

침입하듯 들어와 금침(신랑신부를 위한 이불과 요)에 폭 꼬꾸라 진다.

순이는 흠칫 놀라 비껴 앉으니 아, 불끄고 들어와요!! 하는 소리를 들었고,

신랑은 큰 대자로 양팔 양다리를 쭉 뻗데고 누어 있는가 싶었는데 이내

잠이던 듯 코고는 소리가 들린다.

 

신랑의 모습은 흑백사진 달랑 한장 보고서는 실물 모습을 보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화촉 불빛에 누어 있는 자태가 혼례식 이후 첫대면인데 왠지 겁이 덜걱나서 몸이 떨리기 까지 한다 

 

이세상에 태어나 남녀간으로서 단 둘이 한밤중에 이불 위에서 이성과 같이 있어본 경험이 전연 없으니 이런때는 뭘 어째야 하는지 알길이 없고 다만 엄마가 첫 날밤에 신랑이 하자는데로 해야지 앙탈하거나 싫은 내색을 하면 안되고 그저 신랑이 하자는 데로 꾹 참고 신랑한데 몸을 마끼면 된데이 ~

잘못하면 소박 맞는다.

하시든 말씀이 뇌리를 스쳐지나가고 - 

 

처음 대면하는 신랑이라 어더운 촛불 밑에서나마 호기심이 발동하여 슬금슬금 곁 눈질하여 살펴보니 매파의 말이 거짖은 아니 인것 같고

키도 크고 오똑한 코에 인물도 틀이 잡혀 썩 잘난것 같다. 

 

갑짜기 키득 키득 하고 웃는 소리와 소곤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문의 창호지가 구멍이 나는가  싶드니 여기 저기에서 손가락으로 침을 발라 소리 없이 문구멍들을 내어 그 틈으로 눈을 바짝되어 방안의 동정을 살펴보고 있으니 순이는 당황서럽고 무안하여 몸 둘바를 몰라 쩔쩔매며 진땀을 흘리고 있는데 신랑은 이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천하태평으로 코만 골고 있다.

(그 시대 결혼은 동네 아낙들이 신방을 호기심으로 문 구멍을 뚫어 방안을  엿 보는 풍습은 자연서러운 것 이었다.)

 

밤은 깊어 가고 신부가 옷도 벗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측은하였

던지 시어마시가 들어와 아따 이자식은 첫날밤에 지 색시 옷도 지가 안빼기고  술취해 잠만 자면 어짜쟈 카노?  하며 얘야 인자 너도 오늘은 힘들었재~

그만 옷벋고 자래이 하시며   불을 끄고 나간다. 

 

방안은 코를 때어가도 모를 암흑이고 신랑의 코소리와 술 내음 만히 고요를 감싸고  있는데 너탓 없이 왠 손이 순이를 낚아 채어 이불 위에 쓰러 트리니 

놀란 순위는 눈 앞이 아찔하고 심장이 올 스톱 할지음 ,자기도 모르게 

신랑 가슴위에 머리를 처밖고 - 

밤은 더 더 욱 점 점 깊어만 가고 ~

순이는 이제 아내의 굴레를 쓰고 먼, 인생항로의 긴 역사를 거미줄 치게 될 - -!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