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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내의 굴레

단해 2009. 10. 25. 22:21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 오며 신랑이라는 사람은 나에

무었이 될것인가! - - -?  - 궁금 - !

 

순이는 신방으로 마련된 뒷 방에서 같이 잠간 있었던 매파와 시어마시가 나간뒤

홀로 되었을 때 낮선 집에서 하로 종일 긴장되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몸 형태인지라 팔다리가 저리고 어깨죽지가 땡기고 온 전신이 피로감에 빠저들어가지만

그렇수록 눈빛은 더욱 초롱초롱해지고 귀는 바같쪽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신경이 빠짝 쓰이는데, -  머리 카락이 날카롭게 서는 중압감이 압박을 더해간다.

 

세상천지에 자기 혼자 무인도에 표류되어 있는 고독감에 휩싸이고 적막감에

홀로 떨며 내가 오늘  시집온 것이 맞기는 맞나? 

시집온 것과 시집살이는 어떤것인지 답을 알수 없어

도저히 현실감이 나지 않고 전연 경험해 본바 없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이 엄습해 오며 신랑이라는 사람은 나에 무었이 될것인가! - - -?  - 궁금 - !

 

아이고 나죽네 엄마 ~ 나좀 살려주 -  수갑이는 가뿐쉼을 몰아 친다.

야, 일마들아 그래 무작하게 방망이만 뚜더리 대지 말고 좀 살살해라, 자식들아!

신랑이 소리소리 치는 걸 보니 이런 것이 시집온 시작을 알리는 소리이긴한데

그러나 딴 세상 소리처럼 순이는 전연 실감을 느낄수 없었고 불안했다. 

 

앞으로 자기가 삶림을 도 맡아 해야할 집임으로 잠간 틈을 이용해 집구조를 눈에 익히고 -  지금 신랑을 뚜디리 잡고 있는 방은 좌측 마루를 끼고 있는  사랑방인 모양이고 왁짝찌끌한 소리가 왔다 같다 하는 대청마루와 큰 안방은 시부모님이

사용하시는 방인모양인데, 지금 나홀로 있는 이방은 신방이고 뒷 문으로 나가면 

좀 떨어진 곳에 통시(화장실)하고 곡간, 창고가 나란이 있고 뜰에는 장작더미를 

싸놓았는데 그 옆에는 장독대가 있네

 

부억을 살금 살펴보니 무쇠 솥과 백통솥(알미늄)과 별도로 화덕(난로일종)이

걸려있고 선반과 찬장이 벽에 붙어 있으며 아궁이를 살펴보니 잿더미 속에 불씨

(당시는 성냥 등 불 매개체가 그의 없어한번 피운 불의 숯에 불을 붙쳐 잿더미 쏙에 꺼지지 않게 잘 보관 하는 것)가 살려저 있고

 

큰 항아리엔 물을 가득 체워 논걸 보니 뜰 앞에 있는 우물에서 길러 온 모양이고 부억 위 장대에 걸쳐 논 빨래는 우물 곁에 흐르는 실개천에서 빨아 넗어 논것 같다.  귀퉁이에는 빗자루가 비스틈이 세워저 있는데

시어마시 눈밖에 나지 않으려면 우선은 일일이 삶림살이를 시어마시에게 물을수 있는 처지가 아님으로 알아서 미리미리 색혀두는데~

순이네 삶림 집과는 비교하기 겁나는 집이었다.

 

야, 이놈들아 인자 대강하고 끝내래이 우리 아, 새끼 잡겠다이.

인자, 그만하고 가래이. 기다리는 신부한데 첫날밤을 치러게 해야제 - 응 -

안그렇나?!    그래야 나도 손자놈 좀 보제이 ~

마, 술한잔씩 먹고 돌아 가거레이 - 하는 시어마시의 벼락 소리가 귀창을 때린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