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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아내의 굴레

단해 2009. 10. 24. 21:47

 

아, 수갑이 저놈 똥싸는 것 아이가?

 

수갑이 집에서는 결혼 예식이 끝나고 땅꺼미가 짙어진 저녁무렵 본격적인 잔치 뒷풀이가 진행되고 있다.

 

술이 거나 하게 취한 동네분과 친지들은 큰방에 둘러 앉아 두서도 방향도 정해 짐이 없는 그야말로 세월아 내월아 ~ 하고 노래든 객담이던 늘어 놓으며 막걸리에 소주가 더해저(요즘 말로 소막) 모처럼 잔치판에 그간 못먹어보든 붙침갱이나 고기 쪼가리라도 먹고 국수국물이라도 한 그럭 걸치고 나니 세상만사 내세상인데 

왠, 돼지 목따는 절규가 고래고래 소리를 치니 아, 수갑이 저놈 똥싸는 것 아이가?

 

사랑방에서는 수갑의 친구(악동)들이 모여 수갑이를 꺼꾸로 매달다 싶이하여

발목을 묵어 놓고 다딤질 방망이로 첫날밤 신랑에게 정력을 북돋아주고 정열적으로 신부를 서비스하라고 막무가네로 발바닥을 내리치니 수갑이는

내죽는다고  발버둥을 ~ 악동들은 쉼을 잠간 죽이며 아픈 고통을 덜어준다고

 

소막(소주+막걸리)을 우루루 몇이 덤벼서 한놈은 코를 막고 한놈은 아가리를

벌려 강제로 부어 넣어니 수갑이는 숨막히고 목막혀 사레가 금방 덜어 큰 기침을 있는데로 다 내 밷터니 입으로 들어간 소막이 코와 입으로 분수처름 품어나와 강제로 먹이던 악동들 얼굴에 소막으로 세수를 시킨다

 

어? - 야, 일마 봐라, 지를 생각해서 우리가 이런 수고를 다 하는데 안 먹을라고

잔꽤를 피워 ? 안되겠다 벌주로 두잔을 때리자 -

그 시절은 특별한 노리 문화가 없어서 그의 원시적 놀음이지만 참 인간적이다.

 

지금처름 하다 못래 신랑에게 만세 삼창을 시킨다든지 신랑신부에게 키스나 노래를 시킨다든지 -  래빈들 보라(이벤트)는 듯 과시적 놀음이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니 어딜가도 그의 같아 식상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요즘은 결혼식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혼여행으로 도망치다 싶이 둘만 훌적가버리니 엤날처름 인간적이고 정감이 있는 구수한 사람냄세가나고 아기자기한

뒷풀이는 보기 힘든 세태가 되었고 - 

 

결혼식장의 결혼식이 너무나 형식적이고 격식화되어 결혼 공장에서 신부신랑이라는 제품을 막 찍어 내는 것 같은 제품 값이 되버린 신랑신부이고 세상은 점점 배타적이고 자기 중심적 이기주의가 되어 오늘날 사람과 사람사이의 인간미 상실은 장차 사람 사는  이 세상을 어떤 방향으로, 어디로~ ?!   - 두렵다 - !!!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