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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갈등

단해 2010. 5. 22. 21:02

 

[갈등葛藤]

 

 

목간탕 조거마한 뿌연 유리창 틈으로 탕안의 어둑한 불빛아래

수증기와 함께 그림자의 그녀 모습이 간간히 비처서 어런거리는데

젊은 피가 뿔끈뿔끈~ ~ ~

 

서로 눈으로 반갑게 인사를 하며 오봉이는 자리에 앉자 차는 뭘로?

오봉인 객지 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몸 보신한다고 쌍화차로-

당시 다방에서는 쌍화차에 계란노란자를 하나 뛰어 쌍화차 값을 좀더 비사게

받앗는데 돈께나 있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로 다방레이지한데

비싼차 주문하는 것을 유세하면서 차를 시키고 체~하는 사람들 사이 유행하던

차가 이런 식의 쌍화차이었다.

 

우째 오늘 다닌 곳에서 빠꼼하이 좋은 소식을 들엇는데가 잇으신가요?

아니요 참 힘듭니다.

시골 바닥에서 올라온 사람이라 서울에 별 아럼도 없고 빽이 없어니

되는 일이 없네요-

당연이 그럴꺼얘요 본토백이도 힘던세월인데요! 

 

지금 전국의 사람들이 이 난리통에 모던 기반이 다 무너저서 곤란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잇나요?

다 못먹고 살다 보니 너도 나도 서울에 오면 무슨 별수가 있으려니 하고

희미한 희망을 갖고 다들 모여들지만 - - - 

 

도시만 점점 더 복잡해지고 살벌해지며 마땅히 먹고살 방도가 없어서 전쟁도

전쟁이지만 사람들 인심이 너무 삭막하고 정이 없서 전같치 않아 정말 나라가

앞으로 어이 되어갈찌 큰일이네요, 

 

참, 저녁은 드셧나요?

아, 예 자기도 모르게 꿀(꿀꿀리 죽)하다가 예 시장통에서 가정식백반을

하나 묵엇습니데이,

아이고 다행이네요 저도 가게 일하는 동생과 같이 햇습니다만,

 

힘들고 울적하실터인데 요 앞에 잇는 포장마차에가서 탁배기라도

한잔하시겟어요?

난 술은 잘먹지 못하고 잘해야 한두잔밖에 못하는데- 

아 - 그러세요 그건 그렇고

오늘 밤도 그 친구 신방에가셔서 또 주무실건가요?

글세, 가자니 그렇고 안가자니 또 그렇는데 내맘 나도 잘모르겠네요,

 

물론 형편이 그래서 그런줄 압니다만 이건 제 생각인데요

저가 여자라서 여자에 맘을 쬐금은 아는데요 왠만하시면 그기가서 서로

불편하게 하지마시고 그기서 안주무셧으면 합니다만,

오봉이는 그말이 옳타는 듯, 고개를 꺼떡여 보이지만~ ~ ~

 

그럼 오늘은 저 뒷골목에 딴집보다는 좀 싼 집이지만 깨끗하고 아담한

여관이 하나 있는데 그기가서 주무시면 어떨까 하네요? 

그녀는 오봉이 사정이 정말 거러지 신세인줄은 잘 모르고 하는 말이지만은

 

대구에서 울, 엄마가 절 찾아 왓을때 한번 엄마하고 같이 자본집인데

돈에 비해서는 참 괞찬드라고요

제가 안내해 드릴께요- 

 

오봉이는 싱긋시 웃기만하지 돈사정상 자신 있게 별 대답을 못하고

맘쏙으로야 그기서 잘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 - -

 

두 남녀는 다방에서 나와 골목 뒤 여관으로 그녀는 안내하며 거리 가게에서

삐루(맥주) 2병과 오징어 땅콩을 조금사서 여관방안으로 들어가니

숙박계를 가지고 들어온 일하는 아줌씨가 숙박계를 내어 밀자,

 

그녀가 곧 바로 나갈 것이니 안적어도 되지 않아요?

그래요, 안적으면 혹 검문이라도 나오면 우리가 좀 곤란한데-

그야 숙박업하는 사람들이 그만한 것도 알아서 못하면 이장사를 어떻게 하세요

하며 오징어 한마리를 손에 쥐어주니 알앗다는듯, 숙박비를 받고선 나가고,

 

둘만의 약간 어색한 시간이 순간이어지자 그녀는 얼른 맥주병을 따고 술한잔을

오봉이에게 권하니 오봉이는 정말정말 오랫간만에 남녀가 둘이 되어 호젖한

방안에 잇다보니 분위기에 취하고 얼굴과 가슴이 얼얼대는 술기운에

기분좋게 술과 여심에 취해가는데 앞에 앉자서 미소띠고 바라보는 그녀의

눈과 모습이 - - - 

 

별로 밝지 않은 백열전등(당시는 형광등이 없었음) 불빛아래 그녀 모습이 새삼

너무나 아름다워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돌연 그녀가 저, 몸에서 미용작업시에

여러약품냄세가 몸에 배여 풍기니 좀 역겹지요?

기왕 방안에 들어 왔으니 안에서 잠간 씻고 나와서 갈께요!

그러니 그간 편안한 마음으로 한잔 자시며 쉬시고 계셔요, 

 

모든걸 사내인 오봉이가 리드를 해야 하는데 오봉이는 원래 감성적으로

섬세함을 타고 나지 못해 어정정 할수 밖에 없으니 꺼꾸로 그녀가 조심조심

계단을 밟고 올라가는 하나하나의 순서를 밟아 가는 듯하고

물론 오봉은 주머니 사정으로 계산문제를 생각하니 과감하게 대시해볼

형편도 아니고, 

 

방안에 쪼그막하게 붙어 있는 목욕탕(당시 샤워시설 같은 것은 없음)안에서

그녀가  그 몸에 바가지로 물을 끼어 얹즈며 떠러지는 물소리가 밖에서 듣기론

어쩐지 음악처름 묘하게 귓전을 간질거리며 사나이 간장과 가슴을 쥐여 짜듯

답답하이 울렁거리게 하는데~ ~ ~ 

 

목간탕 조거마한 뿌연 유리창 틈으로 탕안의 어둑한 불빛아래 수증기와 함께

그림자의 그녀 모습이 간간히 비처서 어런거리는데 젊은 피가 뿔끈 뿔끈 솓아

올라오느 것을 참자니 무슨 죄를 짖고 있는 사람 모양으로 삭신이 괴로운데! 

 

오봉이 눈엔 이미 발가벗고 앉거나 서서 요염한자세로 탕안에서 씻고 잇을

그녀의 여러형태의 몸맵씨나 자세가 여자 나체의  한편영화가 되어 눈앞에

아른거리건만 코앞에 딱친 이 일을 별경험도 없으니 바로 어찌해야만 할찌~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상상쏙에서-

잠깐 몸만 씻고 간다하였는데 어쩐다?

그녀가 탕에서 나올때 막무가내로 한번 먼저덮처봐!

 

그랫다가 혹, 깨물리거나 뺨때기라도 왕복으로 어더 터지게 된다면

이, 개망신을 어찌한다?

그러나 여자가 내개 호의를 가지고 이지경까지 온다는 것은

결국은 날 잡아 잡숴바 ~ ~ ~? 가 아닐까 - - -!!!

 

 

-계속- 

오늘의 속담 한마디

먹지도 못하는 제사에 절만 죽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