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葛藤]
그러니까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뿔뚝 절로나고~
오봉이는 도망을 치면서도 내 참 기가막혀 내가 왜 도망을 가야하지?
똑 같은 셋놈은 싫큰 할말들도 다하고 술도 알딸딸하이 기분좋게 오르는 것
같은데 인쟈아 - 집에 그마 가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벌서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가는 주황빛이 강한
황혼녁인데 몇 발짝을 가지 않아 뒤에서 누가,
이봐요 하고 부르는것 같아,- - - ?
셋놈이 일제히 뒤로 돌아보며
왜,- - - ?
그래요, - 라는듯 눈알을 크케 떠보이니
신분증 좀 봅시다. 라고 하며-
신분증 보자는 사람은 포항경찰서 정보계 형사라고 하며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어쩔수 없시 셋놈은 다 학생증을 제시하니
모두가 학생임을 확인하고 난후 일단 신분증은 돌려주며
그럼 병적증명서를 제시하라고 하는데-?
헌구와 종만이는 기피자들인지라
병적 증명서가 있을리 없서서 머뭇거리며
맘쏙으로는 야, 이제 큰일낫네 이제 꼼작없시 걸렸구나!
오봉이는 당당하게 제5육군병원 치료증명서를 제시하고- - -
이, - 형사가 유심히 증명서를 보고 난 후,
증명서는 오봉이에게 주면서 일단 세사람은 날따라 경찰서로 갑시다하여
별도리 없시 셋놈은 졸래졸래 따라가면서 먹은 술도 확 다 깨버리고-
재수 옴 옳랏네 속으로 투털거리며 헌구와 종만이는 쏙으로 이 위기를 어쩐다?
불안한 마음이지만 따라 갈수 밖에,
형사는 경찰서 2층방에 셋놈을 일단 대기 시켜 놓고
정보담당은 병역담당 경찰에게 이들을 인계시키며-
오봉이는 이층에 올라온 병역 담당자에게 자기가 학도병으로 군에 가서
참전해 부상을 당하고 헌병대에서 귀가 조치하여 왓다고 누누히 설명하엿지만,
당시 경찰들은 군대의 그런 상황에 대해 일체 잘 모르고 있으며 군번도 없고
제대증도 없시 달랑 군병원에서 총상을 치료 받앗다는 증명서만 가지고는
병역의무를 이행햇다고 인정할수 없다하며- - -
셋놈을 군대에 인계하여 입대 시키겟다고 하니 헌구와 종만이는 기피자이니까
어쩔수 없시 이젠 별 도리가 없겠네 싶어 체념하고 얼굴들은 똥색이다 못해
사색이되어 지레겁을 집어 먹고 어쩔도리 없시 감수해야만 하나!
오봉이로서는 정말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라 분통을 이기지 못하여 -
씩씩거리며,
원래부터 그 큰 목소리로 병무담당 경찰에게 당신들이 뭘 잘모르는것 같은데
군, - 3사단 헌병대에 연락하여 나의 문제는 확인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니,
담당 경찰은 하도 큰소릴치니까 긴가 민가 하다가 원체 쌔게 확인을 오봉이가
요구하자 일단은 한번 헌병대에 사실조회나 문의는 해볼양으로 셋을 방에
조회가 올때까지 장시간 신병을 대기케 하고- - -
당시의 아주 불리한 전황으로 국가 사회는 모던것이 질서나 체계가 잘 없었고
오직 유선망으로만 연락하거나 아니면 어디던 직접가서 알아봐야하는 실정이라
담당 경찰은 이, - 오봉이문제 확인을 위해 곯치를 앓으며 시간이 많이 걸려
이들 셋놈에 대해서는 경계가 자연히 느슨해 질수 밖에- - -
이젠 전장터에 가면 꼼짝 없시 죽었다하고 파랗게 질려 잇던 헌구가 대기실
2층방에서 안절부절 서성거리며 바깥과 벽의 창문을 유심히 살피다가
창문하나를 조심조심다루어 밀어 재치니
문은 마침 삐거덕 거리며 아, - 생각도 않햇는데 문이 빼곰 열리고 -
그러니까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이 뿔뚝 절로나고 이층에서 뭘 타고 내려갈
자리를 살펴보니 창문 밑에 약간의 발코니 같은것이 나와 있어서 그기로
조심조심 내려가 밑으로 뛰어 내리면 될것 같아,
두놈은 이게 우리를 살려줄수 있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천재일후의 기회다 싶어
헌구가 제일먼저 다음은 종만이가 -
누가 오나 망을 보던 오봉이가 맨 뒤에 아래로 뛰어 내리면서- - -
뒤도 돌아 보지 않고 다급하여 부랄에 손톱도 안덜어 가지만 좆빠지게 다리야
날살려라 하고 호랑이 굴을 빠저 나와
휴 ~ 하고 긴 한쉼을 몰아 쉬니 헌구의 아랫 도리에서 방구까지 시원하게
한팡터저서 아이고 이젠 좀 살것 같다.- - - !
밖같은 어느세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럿는지 깜깜한 한 밤중이엇다.
다행히도 셋놈다 학생증이나 기타 증명서를 경찰이 압수하여 보관해 잇지
않음으로서 이로 인해 주소지에서 잡힐염려는 없을것 같은데-
그때만 하드라도 국가존립자체가 어수선하여 모던 근무자들의 자세나 행정등이
틈이 많았고 종횡으로 업무체계가 연결이 잘되어 있지 않고 어수룩하기 짝이
없엇던 시대가 이들을 도망시켜 병역기피케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 -
오봉이는 도망을 치면서도 내 참 기가막혀 내가 왜 도망을 가야하지?
당당하게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일시적이나마 군대에 복무한것은 사실인데 -
그리고 헌병대에서 귀가조치해주어서 돌아 왓건만,~ ~ ~
당시 우리나라가 영남의 반쪽 정도만 남아 있어서 모던게 다 비슷하였지만
특히 학도병에 대해서는 군번도 없었고 나라가 다급하다보니 참전 학도병에
대해 사후관리가 억망이었다.
그러나 그 전쟁와중에 이러한 학도병들이 전국에서 부지 기수이건만
급조하여 참전을 시키다보니 군번도 없고 참전 기록도 다 없어젓거나 없서서
군에 갓다 왓다는 확실한 증명서 같은 것을 당시엔 주지 않앗음으로 오봉이는
본의아닌 기피자가되어,-
그 당시 참전상황에 대해 학도병들의 행정처리가 잘 되어 잇지 않앗음으로
오봉이는 또 붙들리면 다시 한번더 군대에 재 입대해야할 사정이었고
억울하지만 별수가 없게 되어 있엇다.-
지금 전쟁후 60여년의 세월은 흘러 갓지만 이들의 신분정리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미결이라 영원히 정리되지는 않을것 같고 따라서 이들에 대한
보훈적 예우는 그의 전무한 실정인데 - - -
이 학도병들은 어떤 의미에서 목숨까지 잃어가면서 좆빠지게 유노동하였지만
국가나 국민들이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은 상태에서 땡전 한푼도 못 받는
무노동 무임금상태가 되어 ~ ~ ~
이들에 비해 지금의 노동자들은 얼마나 편하고 귀족적이며 수입 또한 짭짭하랴!
이름도 없시 죽은 줄도 모르게 죽어갔고 무덤도 없는 학도병들이 이 산하에
해일수 없시 많이 산화되어 있지만,- - -
뉘라서 그들의 딱한 사정을 알아줄까?
원통하고도 억울한 그 넋들이 언제나 우릴 지켜보면서 당신과 나, 주위를
떠돌며 통곡하고 있으리라!!!
- 계속 -
오늘의 속담 한마디
다시 긷지않는다고 이 우물에 똥을 눌까.